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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8

       

       

       제화전(第花戰) (3)

       

       

       

       

       나는 섬서로 가는 동행에서 구령화를 언급하며 나온 반응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물으려 했다.

       지금의 반응을 보니 내가 뭔가 오해를 하고 있던 게 아닌가 싶어서였다.

       

       근데 그걸 듣고 오히려 신현이 물어볼 게 있다며 내게 이야길 꺼내 든 것이다.

       

       구령화가 처음 화산파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얘기였다.

       

       그리고 어째서 그 어린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화산파에 있었는지 말이다.

       신현은 설명하면서도 묻고 있었다.

       

       구령화가 그런 게 된 것은 네 탓이 아니냐고 말이다.

       그에 대해 내가 할 대답은 한 가지뿐이었다.

       

       “예, 제 탓이 맞습니다.”

       

       갑작스럽게 물어볼게 있다며 꺼내온 말치고는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내 입장에선 구령화가 화산파에 들어와 겪었던 얘기를 처음 듣는 것이었다.

       

       날 찾으며 울었다는 것도.

       남성에 대해 공포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내가 봤을 때는 반응이 미미해 크게 떠올리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예상보다 심한 것 같다.

       

       근래에 마주한 구령화가 이를 이겨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참고 있을 가능성이 더 컸보였다.

       

       신현은 내 대답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살짝 찌푸린 인상과 다소 거칠어진 호흡에서 썩 좋지 않은 감정이 느껴진다.

       

       꾹꾹 뭔가 눌러 담는듯한 모습이었다.

       처음엔 구령화가 괴롭힘이라도 당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걸 보니 다행히 그런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나름 예쁨도 좀 받았던 것 같은데.

       

       ‘괴롭혔다면, 내가 그 역할이었겠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신현에게 뒤이어 오는 말이 없어 내가 신현에게 물었다.

       

       “왜 그리했는지 같은 건 안 물어보시는 겁니까?”

       

       내 물음에 신현의 눈썹이 조금 찡그려진다.

       

       “…소협께 물어봐도 답이 돌아오지 않을 말이라 생각했습니다.”

       

       신현의 말대로 딱히 대답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치부일뿐더러, 남에게 말할 만큼의 얘기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신현이 말을 잇는다.

       

       “아직은 제 눈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고 있습니다.”

       “…”

       

       신현이 내게서 멋대로 뭘 보고 저런 식으로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가만히 신현과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의 눈에 담긴말들이 모두 전해지진 않았지만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그게 내게 보내는 얕은 원망은 어떻게 말하면 구령화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고 있기에, 그다지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이걸 보여주고자 영풍이 날 이끌고 온 것은 아닐 텐데….

       

       아니다 다를까 영풍이 뒤에서 나타나 이대제자들에게 예를 취했다.

       

       “사숙님들을 뵙습니다.”

       “영풍 사질.”

       “예….”

       “구 소협은 네가 모셔온 게냐.”

       “그렇습니다.”

       “지금은 문인을 제외하면 함부로 오갈 수 없는 곳이다. 알고 있지 않느냐.”

       “…죄송합니다. 구 사고에 대해 물어보시는데, 직접 대화를 하게 해드리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구 사고에 대해서?”

       

       신현이 내 쪽을 바라본다. 처음 신현을 마주했던 시선과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아무래도 아까 뱉었던 대답 탓이지 않을까.

       

       신현의 말을 들으니 원래는 데리고 오면 안 되는 일이라는 듯 했다.

       그걸 알면서도 영풍은 일을 저지른 것이다.

       

       ‘쟤도 상당히 막무가내야.’

       

       무림맹 만큼은 아니더라도, 문인이라면 윗사람의 말을 철석같이 지키기로 유명한데 그걸 무시하고 일단 데리고 왔다는 말이다.

       나는 한숨을 살짝 쉬며 말했다.

       

       “제 동생이 왜 삼대제자들과 비무를 하는가에 대해 물어보려 했습니다.”

       “아…그건.”

       

       신현이 대신 대답해주려는 듯 입을 열지만, 중간에 끼어드는 목소리가 있었다.

       

       “오빠?”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구령화가 서 있었다.

       내가 여기 있다는 것에 놀란 눈초리다. 

       그리고 이어서 여기저기 티 나게 숨어있는 이대제자들을 보며 구령화가 금방 얼굴이 구겨진다.

       

       “…사형들.”

       “아, 들켰다.”

       “대사형 때문입니다…대체 숨어있기로 한 사람이 이렇게 대놓고 얘기 하는 게 어딨습니까.”

       “구 사매…. 이거 다 대사형이 오자고 꼬드긴 거야, 우린 잘못이 없어!”

       “…곧바로 사형부터 팔아먹다니, 문파 꼴 잘 돌아간다. 이 미친놈들아.”

       

       마치 짜고 치기라도 한 듯 익숙하게 뱉어내는 변명들과 창피한 듯 얼굴을 쓸어내리고 있는 신현의 모습이다.

       구령화는 그걸 보며 작게 내뱉었다.

       

       “오지 말라고 했는데….”

       

       작은 한탄에 신현이 다급히 해명한다.

       

       “미안하구나, 사제들이 하도 오자고 하는 바람에….”

       “뭐야…? 방금 왜 자기부터 파느냐고 뭐라 해놓고서 곧바로 우릴 팔아먹네.”

       “한두 번도 아닌데 뭘 놀라느냐 대사형이 다 그렇지.”

       

       뒤에서 구시렁거리던 이들이 신현의 으르렁거림에 입을 다물었다.

       구령화는 그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마치 할 말은 많지만, 굳이 꺼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다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숙인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뭔가 단호한 말이었다.

       어찌보면 윗사람에게 예의가 없어 보일 수 있는 행동이었다.

       

       나도 모르게 슬쩍 눈치 보듯 사내들의 표정을 살펴보는데.

       

       ‘응…?’

       

       화가나거나 언짢은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저건 뭐라고 해야 하지…놀라움? 감동? 대충 그런 느낌인데…?

       

       “세…세상에, 사매가 우리한테 고맙다고 했어.”

       “눈도 안 피하고, 뒷걸음질도 안 쳤어.”

       “뭐야? 이거 뭔데? 나 혹시 내일 죽어…?”

       

       …이제는 무서울 지경이다.

       저 정신 나간 반응들은 대체 뭐지. 

       신현은 정신을 반쯤 놓은 것 같은 사내들을 발로 차서 치우고 구령화에게 다가간다.

       

       “…괜찮겠느냐.”

       

       신현의 물음에 구령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항상 그렇듯, 나는 사제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네…감사합니다.”

       “네게 감사 인사는 처음 듣는 것 같구나, 묘한 느낌이야.”

       “…죄송합니다.”

       “사과는 되었다. 감사든 사과든, 그 무엇이라도 받고자 했던 일들은 하나도 없었으니 말이다.”

       

       

       신현은 구령화를 보며 살짝 웃었다. 

       그 시선이 조금 부담스러웠는지 구령화는 고개를 돌린다.

       

       “저 멍청이들은 내가 잘 데리고 가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니 부디 만족할만한 성과가 있길 바란다.”

       

       신현의 말에 뒤에 있던 사내들이 궁시렁 거리지만 등을 돌린 신현의 얼굴이 마치 호랑이처럼 변하니 다들 입을 꽉 다물었다.

       사람 좋은 얼굴이라 생각했는데 저런 표정도 지을 수 있구나…?

       순간 나도 모르게 살짝 쫄았다.

       

       “오빠는 어쩐 일이야?”

       

       구령화의 부름에 시선을 옮겼다.

       이제는 오빠라 부르는 게 다시금 익숙해진 진 것 같았다.

       그 부분에 대해 문제는 내게 있었다.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을까.’ 

       

       그런 생각뿐이었다.

       쓸데 없는 생각은 얼른 머릿속에서 지우고 

       

       “삼대제자들이랑 비무한다며.”

       “아.”

       “그냥 왜 그런가 싶어서 물어보려 했던 건데, 여기까지 끌려왔네.”

       

       신현은 어느새 제자들을 죄다 끌고 사라져 있었다. 

       영풍도 없는 걸 보니 붙잡혀간 모양이다.

       

       구령화는 내 물음에 덤덤하게 답했다.

       

       “그냥, 주제에 맞는 곳에서 하는게 맞겠다 싶었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지금 구령화는 이대제자와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 화산파의 전력 대부분이 이대제자에 모여있는 만큼 구령화가 낄만한 것이 아니었다.

       

       ‘삼대제자도 힘들 것 같긴 하지만.’

       

       구령화가 수련을 꾸준히 한 게 있다지만, 다른 삼대제자라고 안 했을 리는 없다.

       제대로 마주한 삼대제자라 해봐야 영풍밖에 없으니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여튼 그런 이유들 때문에 삼대제자들과 겨루기로 한 거라면, 내가 더 물을 만한 일은 없으리라.

        애초에 위쪽에서 허락했으니 구령화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일 테니.

       

       ‘영풍은 이대제자쪽에서, 구령화는 삼대제자쪽에서인가.’

       

       뭔가 뒤바뀐 것 같은 모습이다. 

       영풍은 강제적이었다면, 구령화가 자신의 의지였다는 차이일까.

       

       “…힘내라.”

       

       말꼬리를 흐리듯 뱉은 말에 구령화의 고개가 올라간다.

       조금 놀란듯한 눈이었다.

       

       “뭐야 그 표정은.”

       “그…런말을 오빠한테 들을 줄은 몰랐어.”

       “아까 보니까 많이 들었을 거 같은데, 예쁨 좀 받는 모양이더라고.”

       

       거의 찬양하듯 구령화를 둥둥 해주던 이대제자들이 떠올랐다.

       

       “…그냥 좀 별난 분들이야.”

       

       구령화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얼굴이었다. 

       나 같아도 그런 근육질 사내들이 ‘우리 양천이 최고야!’ 이러고 있으면 숨고 싶을 것 같긴 했다.

       

       그래도, 마냥 싫은 표정은 아니었다. 

       그저 불편할 뿐.

       

       “아무튼, 봤으니 됐어. 난 간다.”

       “저기.”

       

       다시 돌아가려는 구령화가 날 불러 걸음을 멈춰 세웠다.

       내가 왜 그러나 싶은 표정으로 쳐다보니 슬쩍 다가와 내 소맷자락을 붙잡았다.

       

       구령화의 행동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날 마주 보는 것조차 힘들어했던 구령화였으니 그럴 수밖에.

       

       “너….”

       “제화전, 볼 거야?”

       “보려고 온 거니까.”

       “언니도…와 있어?”

       

       언니라면, 남궁비아를 얘기하는 건가. 남궁비라면 아마 위설아와 함께 자리에 앉아있을 것이다.

       나는 구령화에게 답했다.

       

       “와있어, 자리에 앉아있을 거야.”

       “오빠도?”

       “나는….”

       

       구령화의 비무를 보러 온 것이긴 했지만, 여기서 보고 갈 거다 하기가 뭔가 좀 쑥스러웠다. 헛기침을 좀 뱉고서 말했다.

       

       “…볼거야.”

       

       내 대답에 구령화가 잡고 있던 소매를 놓는다. 역시 아직은 힘든지 얕게 떨리는 손이 눈에 들어온다. 

       저리 힘들어하는데 왜 굳이 잡은 걸까.

       

       구령화는 떨리는 제 손을 쓰다듬으며 쓰게 웃는다.

       

       “아직은 좀 힘든가 봐.”

       

       미안하다. 힘들면 하지 마라, 구태여 그러지 않아도 된다.

       등등,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말은 많았지만, 굳이 꺼내진 않았다.

       

       어린 구령화는 스스로 이겨 내려고 하고 있었다.

       전생과는 벌써 많이 달라진 이야기였다.

       

       “…그래. 잘 보고 있을게.”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후회와 다짐이 동시에 된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는 뒤늦은 후회와, 이제라도 달라져야 한다는 다짐 말이다.

       

       구령화는 이제 준비를 해야 한다며 제 자리로 돌아갔다.

       나 또한 구령화의 등을 지켜보다 걸음을 옮겼다.

       

       다소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관중들이 모인 곳으로 돌아와 일행을 찾았다.

       

       어디에 있는지 찾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남궁비아를 찾으면 되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아니다 다를까 은근 시선이 몰린 곳이 있었다.

       

       면사를 쓰고 있지만, 남궁비아 특유의 분위기 탓인가 시선이 조금씩 몰려 있었다.

       남궁비아는 뭔가 지친 모습으로 위설아에게 기대있었는데, 순간 고개를 들더니 이리저리 움직인다.

       

       무언가를 찾는 듯 말이다.

       

       두리번 거리던 남궁비아의 시선이 이쪽을 향했다. 날 발견했는지 손을 흔든다. 

       옆에 있던 위설아도 함께 손을 흔들었다. 

       

       ‘좀 멀리 있었는데 어떻게 날 찾은 거지?’

       

       내기라도 쓴 걸까. 

       굳이 그러진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럼 우연인가?

       

       ‘우연이겠지.’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그쪽으로 가니 옆 자리가 비어있었다. 아마 내 자리라고 맡아둔 모양이었다.

       위설아는 날 보고 묻는다.

       

       “도련님, 어디 갔다 왔어요?”

       “동생을 좀 보고 왔어, 오늘 출전한다고 해서.”

       

       말을 들었는지, 남궁비아가 옆에서 반응한다.

       

       “오늘…나와?”

       “그렇다더라.”

       

       남궁비아는 뭔가 더 물어보려는 듯 입술을 움찔거리지만, 금방 고개를 돌린다.

       시선은 비무대 위였다. 

       

       왜 그러냐 물을 필요가 없었다.

       

       다소 시끄럽게 웅성거리던 소리도 사라진다.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비무대 위를 향해있었다.

       

       고요하기만 했던 비무대 위.

       

       높지 않은 허공에 갑자기 선홍빛 기운이 모여 작은 잎새가 만들어진다.

       

       빛을 머금은 잎새는 바람결에 살랑이듯 흔들리며 떨어진다.

       이윽고 바닥에 잎새가 닿자.

       

       화아아악-!

       

       선홍빛 기운이 순식간에 휘몰아치며 비무대위를 감싼다. 

       딱 봐도 어마 무시한 양의 내기였다.

       

       회오리치듯 비무대 위를 몰아치던 기운은 순간 팍! 하고 퍼지며 허공에 옅은 흔적을 남기며 사라진다.

       

       기운이 사라진 비무대 위에는 화산의 장문인인 매화선을 선두로.

       뒤에는 아마 제화전에 출전할 삼대제자들이 서 있는 듯했다.

       

       그걸 보자마자 주변에 앉아있던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미쳤네.”

       

       아마 화산까지 올라와 준 이들을 위한 매화선의 연출이었겠지만.

       고작 연출에다가 저만큼의 내기를 쓰고도 티 하나 나지 않는 것이 더 신기했다.

       

       매화선이 손을 들자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다시 조용해진다.

       

       “매년, 이 작은 행사가 무어라고, 무더위에 높은 산을 올라 여기까지 와주시는지…참으로 감사함 따름이오.”

       

       매화선이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 바람이 부는 듯 착각이 이른다.

       이것도 내기로 만든 변화일까.

       

       “늙은이의 긴말 만큼 지루한 것은 없으니, 감사하단 말을 끝으로 이만 내려가 보겠소. 부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빛나는 노력을 했는지를 바라봐주었으면 하오.”

       

       정말 매화선은 더 할 말이 없다는 듯 비무대 위에서 내려와 다른 곳으로 간다.

       검룡 영풍은 기껏해야 유망한 후기지수지만, 매화선은 중원에 널리 알려진 절대 고수인 만큼, 그의 말을 더 듣지 못해 아쉬워하는 이들도 많았다.

       

       내 입장에선 더 빠르게 제화전을 볼 수 있으니 좋았지만 말이다.

       매화선이 장로급들이 모인 자리에 앉으니 기다렸다는 듯, 비무대 위 삼대제자들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틈에서 두 명이 나와 목검을 뽑아들고 서로 마주했다.

       

       ‘목검으로 하는 건가.’

       

       이대제자는 진검으로 한다고 사전에 들었던 것 같기는 했다.

       중앙에 심판으로 보이는 사내가 양쪽의 청년들을 흘깃 보며 준비를 끝냈는지 확인한다.

       

       “…시작!”

       

       내기를 담아 외친 소리에 곧바로 서로 도약하며 달려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_ _ )
    다음편도 같이 올렸으니 뒤로가지 말고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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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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