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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8

       [작성자: 갱생도질]

       [제목: 최고에요 도적도적]

       [(스크린샷)

        

       오늘도 도적은 좋았어

        

       부족했던 건 나야]

       –     너 언제 다이아까지 내려갔냐

       –     ㄴ 작전주도 이렇게는 안 떨어지겠다

       –     진짜 눈물나네……

       –     여자 하나 잘못 만나면 인생이 이렇게 되는구나

       –     ㄴ 방송 언제 켜지나 새로고침이나 하고 있는 내가 더 불쌍해

       –     근데 이거 방장이 보긴 함?

       –     ㄴ 네 보고 이성ㅛㅇ 갱송도질 화잍이

       –     ㄴㄴ 선생님 술냄새나요

       –     ㄴㄴ 좆됐다 오늘 방송 없을 거 같다

       –     ㄴㄴ 따먹따먹아……

       –     ㄴㄴ 술 누구랑 마심?

        

       [작성자: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제목: 안녀핫에ㅛ]

       [혹시, 제목을 보시고 제가 술을 마셨다고 오해하셨나요.

        

       요즘 편견을 가진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오타, 누구나 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이걸 왜 공지로 쓰는데

       –     나 너무 헷갈려

       –     제목보다 본문에서 술냄새가 더 많이 나는데요 선생님

       –     아니 진짜 그냥 길거리 걸어다니는 주정뱅이 아님 이거?

       –     방송 공지나 좀 하라고!!!!!!!!!!!

       –     ㄴ 걱정 ㄴㄴ 오늘은 6인큐 한다 그랬자나

       –     ㄴㄴ 방장이 한 말은 아니잖아

       –     ㄴㄴ 생각해보니 합방한다고는 안 했네 ㅆㅂ

       –     오?해

       –     아니 무슨 실험인데 이게

       –     술 누구랑 마셨냐고

       –     이제 겨우 오후 5신데 누가 그런 오해를 해요 선생님……

       –     ㄴ 센세는 뉴욕에 사십니다~

       –     ㄴ 저번에 아침 7시에도 마시지 않았냐……?

       –     그래서 오 뱅 있? 없?

        

       [작성자: 아크따먹아따먹]

       [제목: 설마 이틀 연속 방송 킬거라고 기대하는 흑우는 없제?]

       [(새로고침을 계속 누르며)]

       –     난 우리 눈나 믿어……

       –     ㄴ 신입이니?

       –     응~ 오카리나 방송이야~ 기대 안 해~

       –     ㄴ (새로고침을 누르며)

        

       [작성자: 정확도33%방송알리미]

       [제목: 뱅 ON]

       [ㄱㄱㄱㄱㄱㄱㄱ]

       –     이 씹새끼는 진짜 차단 좀 하면 안 되나 낚시글을 몇 번을 쳐 쓰는거야

       –     ㄴ 진짜 켜졌는데?

       –     ㄴ 가끔 맞는게 더 빡치네 시1발

       –     ㄴㄴ 그 스 그 시

        

       오후 7시 30분.

        

       많은 이들의 정당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예나는 방송을 켰다. 공지조차 없이 시작된 기습적인 방송이었다.

        

       『캬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

       『믿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킹따먹! 갓따먹! 황따먹!』

       『시청자 차는 속도 보소;』

       『술 누구랑 마셨냐고 3번 물엇다』

       『공지 없었던게 ㅈㄴ 불안한데』

       『오늘 바로 대회연습 하나요?』

       『별퐄 성장하고 있나요』

       『크ㅡㅡㅡㅡㅡㅡ으 기습방송 좋아용』

        

       기대감 서린 채팅창은 환호로 가득했다. 알림이 뜨자마자 달려온 시청자들. 신생 방송임에도, 어느덧 충성도 높은 팬들이 제법 결집했다는 징표였다.

        

       다른 어느 방송에서도 맛볼 수 없는 독특함 때문이리라. 마음에 안 든다면 모르되, 혹시 마음에 들었다면 대안이 결코 없는 스트리머였으니.

        

       제발 정상적으로 방송을 해달라고 아우성을 치면서도, 은근히 그게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조차 제법 있었다. 방송 켜라고 커뮤니티에서 시위를 벌이고 드러눕는 것조차도 반쯤은 컨텐츠가 되고 있을 정도로.

        

       “아아. 잘 들리시나요.”

        

       어느덧 시그니쳐 비슷하게 되어버린 인사를 건넨 이예나는, 일사불란하게 대답하는 채팅창을 잠시 바라보았다. 어느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된 건지. 그녀로서는 아직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불만이 있는 건 결코 아니었다. 처음 방송을 시작한 날부터 머릿수는 곧 힘이라고 생각했으니.

        

       다만, 모르겠을 뿐이었다. 저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건지. 왜 좋아하는 건지. 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무엇을 해야하는 건지.

        

       이예나로서는 이를 알 수 없었으므로, 언제나 초심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했다.

        

       -딸깍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가 몇 번 이어지더니, 피아노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슈베르트의 마왕. 특징적인 전주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채팅창에 드문드문 나타났다.

        

       그게 조금 기쁘다는 듯이, 이예나는 볼륨을 약간 키우며 입을 열었다.

        

       “마왕 자주 트네……네, 그렇네요. 좋아하는 곡이에요.”

        

       문제가 있다면, 이번에 이예나가 튼 마왕은 가곡 버전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독일어로 노래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소통방송 비스무리한 무언가의 배경음악으로는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말소리가 노랫말에 묻힐 지경이었으니.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선생님 소리 좀 줄여주세요】

        

       참다못한 도네이션이 도착함과 동시에,  ‘ㄹㅇ’ ‘제발’ 따위로 삽시간에 도배되기 시작하는 채팅창. 숙련된 시위대의 단합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안타깝게도 볼륨은 줄어들지 않았으나- 효과가 없지는 않았다.

        

       “피아노로 말이 달리는 소리를 구현한 이 느낌이 너무 좋지 않나요. 오카리나로는 안 되려나. 해볼까요.”

        

       음악소리를 대신하여, 이예나의 목소리 크기가 줄어들었으니.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피아노소리에 묻힐 듯 말 듯 들려왔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아니 텐련아 니 목소리 말고 음악 소리 좀 줄이라고!!!】

        

       “이 정도면 될까요. 아. 공지 왜 안 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이건 해명을 할게……사실 오늘은 방송을 안 하려 했어요.”

        

       음악 소리가 조금 작아지고, 목소리도 한 단계 더 줄어들었다. 그리하여 밸런스는 유지되었고, 채팅창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방송 시작 10분만의 일이었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술을 얼마나 쳐 마신겁니까 선생님……】

        

       “음……아니라고 하고 싶긴 한데. 여러가지 섞어 마시다보니, 조금 많이 마신 것 같기도 하네요. 역시 빨뚜 하나로 통일하는게 깔끔한데. VR방에서 소주는 안 팔더라고요.”

        

       -흐으으

        

       제법 취기가 돌았던 탓일까. 언제나와 같이 스트레칭을 하는 이예나의 목에서, 작은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피아노 소리가 섞여 들어간 탓에 확신할 수는 없음에도, 채팅창은 두 가지 이유로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오우야;;』

       『ㅗㅜㅑㅗㅜㅑ』

       『방금 소리 뭐임???』

       『VR방?』

       『드디어 VR낌?』

       『아 제발 캠 좀 키자』

       『???소리 뭐야』

       『옆에서 남친이…라고 할 뻔~』

       『VR임? 진짜?』

       『마빡캠 한 번만 더 가자』

       『드디어 키마 버림? 드디어 키마 버림? 드디어 키마 버림? 드디어 키마 버림?』

       『VR방 누구랑 감』

       

       놀랍게도, 신음소리보다도 이예나가 드디어 VR을 착용했다는 이야기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었다. ‘키보드 마우스로도 이 정돈데, VR로는 프로급 아님?’이라는 떡밥이 꾸준히 타오르고 있었던 탓이었다. 이예나 본인은 모르고 있었지만.

        

       도배되던 불 이모티콘이 묻혀버릴 정도의 화력이었다.

        

       그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이예나는 변함없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흡사 채팅창을 보지 않은 듯한 평온함이었다.

        

       “아무튼……그렇습니다. 그렇네요. 그러면, 저는 이만 가볼게요.”

        

       『???』

       『??』

       『어딜 가』

       『10분 후에 합방이자나』

       『아니』

       『?????』

        

       “아. 오늘은, 기사만 할 생각이어서요. 방송하기엔 좀……그렇네요. 알고리즘이 꼬이면 안 되니까. 원래 오늘은 방송 안 할 예정이라고 말씀드렸고……네. 그렇네요.”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그렇네요라고 계속 말하면 우리도 그렇구나 라고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서 더 화나】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설명이 이어지는 사이에, 노래도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힘으로 힘겨이 집에 도착했을 때, 아들은 품 속에서 죽어 있더라- 라는 가사를 끝으로 노래 소리가 멎었다.

        

       렉이 걸릴 정도로 쏟아지는 채팅 속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길어질 침묵이었다.

        

       자연스레 종료된 방송에서는, 더 이상 송출되는 목소리가 없었으니.

        

       * * * *

        

       [아크: 아리야]

       [아크: 몸 괜찮아?]

        

       [별포크: 넹넹]

       [별포크: 언니느요?]

        

       [아크: 응 난 별로 안 마셔서…]

       [아크: 연습 괜찮겠어?]

        

       [별포크: 넹넹엥엔ㅇ]

       [별포크: 컨디션 최고에여]

       [별포크: 캠만 끄고 하려고여]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별포크님]

        

       [별포크: 네네네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기대가 커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제가 기사 잡고 파머로 판 깔거니까]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마음 편하게 상자 따고 암살만 다니세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3원칙 기억하시나요?]

        

       [별포크: 네ㅔㅔ]

       [별포크: 하나, 사제를 죽일 거라면 세 번 연속으로 죽여라]

       [별포크: 둘, 인 게임에서 허용된 모션은 모두 정당하다]

       [별포크: 셋, 나무꾼은 불쌍해서 피하는 거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다 컸네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선생님은 정말 기뻐요……]

        

       [아크: 전 이제 정말 모르겠어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걱정마세요 아크님]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제가 집중해서 우리 제자 케어할 거니까]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제대로 하려고 방송도 껐어요]

        

       [아크: 네?]

        

       (아크 님이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아크: 아니]

       [아크: 아]

        

       (아크 님이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SYSTEM: (아크) 님이 (레반) 님을 초대하셨습니다! 그룹채팅을 즐겨보세요 😊]

        

       [아크: 레반님]

        

       [레반: 안녕하세요 아크님]

       [레반: 저도 휴방공지했습니다]

        

       [아크: 네?]

        

       [레반: 아 모르셨나요…]

       [레반: (스크린샷)]

       [레반: 이 분 몇 시간 전에 벌써 만취해서 이런 메시지 보내고 계셨는데…….]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고자질은 나쁜 거에요 레반님]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실망이에요]

        

       [별포크: 마자여 실망이에여ㅕ]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ㅎ]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

        

       ‘지금이라도 휴방 공지 올리면……불타겠지. 엄청나게.’

        

       디스코스 대화방에 올라오고 있는 채팅을 잠시 바라보던 아크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믿었는데. 레반님은 정말 믿었는데.’

       

       조금씩 더 격해지는 채팅이 오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이예나는 다양한 이모티콘만 올리고 있었지만.

       

       ‘술……조금 더 마실 걸.’

        

       머리 한 켠에서, ‘봐요. 응급용 알코올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라고 말하는 이예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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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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