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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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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소련 예카테린부르크

       

       

       한 무리의 사람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었다.

       

       그 시신은 살아 있을 시절에만 해도 ‘제국’의 신민들이 떠받들어대던 신성한 황제 일가의 시신이었다.

       

       곧 있으면, 불태워질 저 시신들을 바라보던 남자가 쓰게 웃었다.

       

       

       “참으로 덧없구나.”

       “야코프 동지.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거 보게. 그 주님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황실이 우리의 총탄에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나.”

       

       

       러시아 제국 마지막 차르(황제) 니콜라이 2세와 황후와 자식들.

       

       그들을 지켜 준다는 하느님은 온데간데없이, 황제 일가는 볼셰비키의 총탄에 유명을 달리해 지금은 차가운 주검이 되어 시간이 지나면 썩어갈 것이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결국 저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는 거지. 그런 주제에 지금까지 황족으로서 온갖 부귀영화는 다 누리지 않았나.”

       

       

       이번 처형을 주도했던 우랄 노동자 소비에트의 야코프 유롭스키는 분이 풀리지 않았다는 듯 빈정거렸다.

       

       

       “일리가 있습니다. 동지. 저들이 진짜 신의 보살핌을 받는다면 이 자리에서 부활하지 않았겠습니까.”

       “큭큭큭. 살아나면 우리부터 죽이겠지만, 이것으로 종교는 다시 한번 인민의 아편이라는 것이 밝혀졌군.”

       

       

       만일 주님이라는 것이 실존했으면 저 러시아 정교회의 황제 일가를 죽게 내버려 뒀겠는가?

       

       결국 그 하느님이란 존재는 허황한 것이고.

       

       그 하느님의 종교라는 것도 거짓부렁, 인민의 아편에 지나지 않았다.

       

       야코프는 비릿하게 조소를 머금었다.

       

       뭐 그래도 저리 가는 것이 다행이었다.

       

       

       “음, 마무리가 되면 황녀들 강간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하는 저 동지들은 잘 다독이게. 괜히 당에 먹칠을 할 수는 없으니.”

       

       

       살아 있었으면 황녀들을 겁탈하고 싶은 손버릇 나쁜 동지들에 의해 꼴이 좋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그리 생각하며 얼른 이 지긋지긋한 시간이 끝나기를 바라며 등을 돌렸다.

       

       이제 옷을 벗기고 불로 태워서 아무렇게나 묻어 버리면 된다.

       

       이렇게 그들이 서두른 이유는 간단했다.

       

       황제 일가는 죽였으나, 반동들이 지금 황제 일가를 확보하기 위해 이곳 예카테린부르크로 진군중이었으니까.

       

       이미 죽어 의미 없겠지만.

       

       이제 곧 도시가 반동들 손에 넘어갈 것은 저 죽은 황제 일가를 보는 것처럼 뻔했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고작해야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훼손된 시신이겠지

       

       그런데. 시체를 처리하는 체카 요원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무슨 일인가?”

       

       

       뭐 누가 살아나기라도 했나.

       

       그럴 리는 없을 텐데, 몸에 숨겨둔 보석 덕에 한번 살아남은 황녀도 틀림없이 총검으로 찔러 죽였을 테니까.

       

       그런데.

       

       

       “화.황녀. 황녀가 살아 있다!”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체카: 소련의 정치경찰. 소련 정보기관의 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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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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