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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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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소설을 읽다보면 아주 재미있게 보던 소설이 작가의 무리수로 인해 순식간에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평범한 독자들이라면 이런 경우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말없이 조용히 소설에서 하차하거나 지금까지 재미있는 내용을 선보인 작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조금 더 나아가거나.

         

        과몰입형 독자들의 반응 또한 두 가지로 나뉜다.

         

        -하차합니다. 작가님은 상하차나 하러 가세요 ^^!

         

        …라고 댓글을 남기거나, 열손가락 약실에 분노를 장전하고 써갈겨 내려간 5,700자의 쪽지를 전송하거나.

         

        혹여 지금 보는 소설이 마음에 들지 않아 5,700자의 쪽지를 써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면 제발 한 번만 참고 넘어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우, 씨발.”

         

        그랬다가 내가 판타지 세계에 갔다 왔거든.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왔다. 작은 돈에 눈이 멀어 동료 뒤통수나 쳐대는 모험가들 참교육 시켜주고, 말이라곤 지지리도 안 듣는 동료들 개인 면담 펼쳐가며 사람 만들고, 인류를 모조리 제물삼아 마신을 강림시키려 했던 마왕 새끼 모가지까지 땄다.

         

        판타지 세계에 대한 로망? 그딴 건 뒤진지 오래다. 아무리 헬조선이니 뭐니 해도 우리나라만큼 좋은 나라가 없다는 걸 깨닫고 왔을 뿐이다.

         

        익숙한 방의 풍경에 기나긴 여정이 끝났음을 새삼 실감하며 침대에 몸을 던졌다.

         

        “이제 다시는 판타지 소설 안 본다, 쒸불….”

         

        나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 * *

         

         

        “아, 주인공 완전 병신이네.”

         

        그래서 판타지 소설 대신 무협지를 읽기 시작했다.

         

        사실 웹소설 쪽으론 더 이상 발도 들여놓고 싶지가 않았는데 이게 참 힘들더라.

         

        아무리 일상을 소중하게 여겨도 심심한 순간은 찾아오기 마련이고, 웹소설은 그런 시간을 때우는 데에 최적화된 컨텐츠 아닌가.

         

        다만 진짜 판타지를 경험하고 온 탓에 아무리 맛깔나게 쓴 소설이라도 판타지는 내게 더 이상 아무런 즐거움을 주지 못한 채 과거 고생했던 기억만 자극하기 일쑤였고, 나는 자연스럽게 평소 읽지 않던 무협지 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살다 살다 이런 기분 더러운 소설은 또 처음이네.”

         

        잘나간다고 소문난 작품들을 모조리 섭렵하고 난 뒤, 어쩔 수 없이 기준점을 낮춰 그럭저럭 괜찮다는 평을 받고 있는 무협지들을 하나둘씩 맛보다가 그만 최악을 맛보고야 말았다.

         

        읽고 나서 깨달았다. 이 작품의 댓글이며 리뷰는 이 개같은 소설을 자신만 볼 수 없어 너희들도 당해보라는 식으로 온갖 미사여구를 갈아 만든 미끼라는 사실을.

         

        “뭔 놈의 소설이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 단 1도 없어.”

         

        너무나도 뜬금없는 드리프트가 연속되는 바람에 독자를 붙잡는 흡입력이라곤 1도 찾아볼 수 없는 망작 중의 망작.

         

        최근 후회, 피폐, 집착물이 잘나가니까 자기도 한 발 걸쳐보고 싶었는지 몇 화 전까지만 해도 잘 지내고 있던 약혼녀가 다른 남자와 미래를 약속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지를 않나, 약혼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에게 평생 함께 하자며 들이대던 소꿉친구는 갑자기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의 형을 좋아하고 있었다며 개같은 고백을 내지른다.

         

        더군다나 수없이 많은 여자 히로인들이 나오는데 대다수가 주인공에게 깊은 호감을 가졌다가 조금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휙휙 떠나버린다.

         

        “어질하다, 어질해.”

         

        혹시 작가 새끼가 쳐죽여 마땅한 NTR 충인가 싶어 소설의 태그를 확인해 봤지만 그런 태그는 붙어 있지 않았다.

         

        옛날 같았으면 곧장 5,700자 폭탄을 메시지함에 던졌을 텐데 참았다.

         

        두 번이나 같은 일이 반복될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금 내 기분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히 피해가자는 말년 병장의 마인드다.

         

        “안 보면 그만이지, 뭐.”

         

        어차피 시간은 잘 때웠다. 뒤에 약속이 있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락거리는 소설 사이트를 닫았다.

         

        아니, 닫으려 했다.

         

        “뭐야, 렉인가?”

         

        닫기 버튼을 아무리 클릭해도 사이트가 닫히질 않는다. 렉이라도 걸렸나 싶어 Alt+F4도 눌러보고 작업관리자까지 열어서 강제 종료도 눌러봤는데 묵묵부답이다.

         

        “컴퓨터 바꾼지 얼마 안 됐는데….”

         

        강제로 본체를 꺼버릴까 생각하고 있던 순간, 모니터에서 밝은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

         

        이거 분명 어디선가 본 건데.

         

        기시감에 온몸이 바르르 떨리고 있을 때, 모니터 위로 까만 글씨가 새겨졌다.

         

        [또 너냐?]

         

        “씨발?”

         

        다급하게 모니터를 쳐다봤다. 작품명 밑에 적혀 있는 작가의 이름을 간신히 확인할 수 있었다.

         

        “NovelGod2…, 이, 이 개새끼야!”

         

        나를 판타지 속 세상으로 납치해간 작가의 이름은 NovelGod. 누가 봐도 부계정으로 보이는 작가명에 분노가 솟구쳤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했는데 왜 작가명을 안 봤을까!

         

        후회하고 있는 사이, 또 다른 글씨가 모니터에 새겨졌다.

         

        [흡입력이 없다고? 그럼 강제로라도 흡입력 있게 만들어 줘야지.]

         

        모니터를 중심으로 강한 흡인력이 생성됐다.

         

        똑같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판타지 세계에 끌려갔을 때와.

         

        “이 미친…!”

         

        짧은 시간동안 수없이 많은 생각을 거쳤는데, 아무래도 좆된 것 같다.

         

        “아니, 씨이발! 속으로 생각도 못하냐!”

         

        억울한 외침과 함께 내 몸이, 정확히는 영혼이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안녕하세요 Ilham Senjaya님.

    무협지를 재밌게 읽어만 오다가 생애 처음으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또 창작하고 있지만 부족함이 많아 설정상의 오류라던가, 지식상의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댓글로 그러한 부분 의견 남겨주시면 꼼꼼하게 읽어본 뒤,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주정뱅이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sent a 5,700-character message and ended up transported into a novel world once. Then after returning, I got reincarnated into a second martial arts novel by the same damn author. Only this time, I really didn’t write an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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