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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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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려오라고오오오오오오-!!!!!!!!”

         

         

        결국, 용사는 버티지 못했다.

         

        눈물을 한가득 담고 있던 그녀는 애타게 주위를 둘러보며 짐꾼을 찾았다.

         

        바보 같은 선택이었다.

         

        그를 보내서는 안되는 거였는데 어설픈 자만심이 화를 초래하고 말았다.

         

         

        “하아… 하아….”

         

         

        덩그러니 혼자 남겨졌다는 생각에 현기증으로 시야가 아득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전부 언제 자신의 등뒤를 찌를 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토할 것 같았다.

         

         

        “린… 린…! 어딨어 제발…!”

         

         

        과호흡으로 숨을 헐떡이던 루시는 급기야 눈물을 흘리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리이이인-! 내가 잘못했어… 잘못했어… 흐윽…!”

         

        “루시, 아무리 그래도 짐꾼은 여기 없어. 그만 포기해.”

         

        “린이라고! 그냥 짐꾼이 아니야!”

         

         

        보다못한 성녀가 제지하려 했지만 용사는 거칠게 뿌리쳤다.

         

        채-앵!

         

        급기야 성검 흐노니마저 자신들에게 겨누자 나이드리안과 아르실은 얼굴을 굳혔다.

         

        하필 마법사조차 자리에 없는 이 때 용사가 폭주해버렸다.

         

        그것도 보는 눈이 많은 궁정 한복판에서.

         

         

        “그래그래, 하지만 린은 여기 없….”

         

        “그 더러운 주둥이로 린을 함부로 부르지 마!”

         

        “어쩌라고 이 나르시스트 년아!!”

         

         

        입이 걸은 성녀 아르실마저 폭발하고 말았다.

         

        마음 같아서는 따귀라도 한 대 날리고 싶었지만 상대는 용사.

         

        차라리 제 팔을 잘라서 던지는 게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어쩔 수 없겠군요.’

         

         

        하이엘프 나이드리안이 숨죽여 마비독이 발린 화살을 시위에 매기는 찰나,

         

        콰득!

         

        용사가 던진 단검이 그녀의 얼굴 바로 옆쪽 벽에 박혔다.

         

         

        “용사 너 무슨 짓을…!”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때처럼, 그날처럼! 또 내 뒤통수를 치려고 그러지?”

         

         

        아르실은 숨을 삼켰다.

         

        지금 용사가 말하는 내용은 자신들 외에는 아는 이가 없었다.

         

         

        ‘젠장, 역시 짐꾼이 있었어야 했나!’

         

         

        너무 쉽게 보내줘버렸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멍청했다.

         

         

        “역시 린 밖에 없어. 날 사람으로 대해주고, 날 생각해주는 건 린 뿐이야.”

         

         

        점점 자신의 사념에 매몰되어가는 용사.

         

        읊조림이 깊어질수록 그녀에게서 검은 기운이 물씬 풍겨나왔다.

         

        기운이 주위를 어둡게 물들여 가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아르실이 외쳤다.

         

         

        “나이드리안, 쏴!”

         

        “아아, 정말-!”

         

         

        파공음을 내며 날아간 화살은 맥없이 용사의 손에 잡혀 부러졌다.

         

        그 화살조차도 기운에 먹혀 파스스 스러져갔다.

         

         

        “이것 봐, 이제는 뭘 가져가려고? 팔다리는 저번에 가져갔으니 이번에는 뭘?”

         

        “용사, 우리는 그런 의도가 아니라….”

         

        “흥, 그래. 네말대로 해주지.”

         

        “아르실!”

         

         

        나이드리안이 해명하려 했지만 입 걸은 성녀는 제 성질을 못이기고 용사를 도발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린을 넘겨받겠어.”

         

         

        우뚝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용사는 그 자리에 굳어 아무 미동도 없이 그녀들을 응시했다.

         

        초점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사태를 지켜보는 가운데, 루시는 천천히 흐노니를 들어올렸다.

         

         

        “생각해보면… 너희는… 내게… 용서를 빈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지….”

         

         

        어두운 기운이 불길처럼 치솟았다.

         

        그 안에서 붉은 안광만이 흉흉하게 빛을 발했다.

         

         

        “그런데 나한테서… 린까지 뺏어가겠다고…?”

         

        “조잘조잘 말 참 많네!”

         

         

        성녀도 용비늘 글러브를 착용했다.

         

        글러브를 끼자 파지직 신성력이 번개처럼 튀며 그 난폭함을 드러냈다.

         

         

        “드루와. 한 대 처맞으면 잠 잘 올거다. 짐꾼 데려올 때까지 코 재워줄게.”

         

         

        그러자 거센 암흑의 폭풍이 날뛰며 용사가 절규했다.

         

         

        “나는… 린의 심장소리가 없으면 못 잔다고-!!!!!!!”

         

         

        빡 돈 성녀와 고개를 흔드는 엘프 궁수는 그렇게 이미 자신들이 한 번 등졌던 용사를 향해 이빨을 다시 들이밀었다.

         

         

         

         

         

        한편,

         

         

        “그러니까 수신인의 특징을 적으면 알아서 편지를 전달한다는 거죠?”

         

        “네! 애정과 증오, 정보를 담아 어디든! 배달해드립니다!”

         

        “그럼 이거, 용사 루시에게.”

         

        “네에?! 용사님이요? 시, 실례가 아니라면 혹시 성함이…?”

         

         

        우편 배달부가 격하게 반응하자 가면 쓴 남자는 다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아, 그냥 짐꾼입니다. 심부름 잘하고 있다는 안부 편지에요.”

         

        “그렇군요! 마왕이 다시 돌아왔으니 공사다망한 용사 파티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재빨리 배달하고 오겠습니다!”

         

        “부탁드려요.”

         

         

        축지의술로 빠르게 멀어져가는 그 등을 보며 짐꾼 린은 한가롭게 기지개를 켰다.

       

       

       와 저거 최고위 궁극 스킬인데 일개 우편부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구나.

         

         

        “꽤 떨어져 있었는데도 아무 소식이 없네. 루시의 의존증이 좀 나아진 걸 까나?”

         

         

        몇 주나 지났는데도 제도에서 별 소식이 없었다.

         

        이전의 루시라면 사람이든 건물이든 뭐하나 박살냈다는 급보가 날아왔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없었다.

         

         

        “다행이다! 이제 슬슬 나는 이야기에서 퇴장해도 되겠어.”

         

         

        물론,

         

         

        “네들이 숨겼지? 내 건데! 나만을 위한 건데! 린… 린…! 네가 없으면 난….”

         

        “아오! 마비 화살로 쟤 좀 조용히 시켜 봐!”

         

        “당신이 자극해서 그런 거잖아요, 아르실!”

         

         

        전혀 괜찮지 않았다.

         

         

         

         

         

         

       


           


He Became the Only Ally of the Abandoned Warrior

He Became the Only Ally of the Abandoned Warrior

Abandoned Hero's Only Ally, 버림받은 용사의 유일한 아군이 되었다.
Score 6.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saved the Warrior who used to ignore and bully me and now she is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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