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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52

Chapter: 152

   심호흡을 하고 주먹 위에 신성을 덧씌운다.

   

   그러자 어제 정신세계에서 밤을 새어가면서 수련했던 것처럼 열기를 담은 신성이 주먹에 모여 들었다.

   

   주먹의 위에 건틀릿을 착용한 것처럼 주먹을 뒤덮은 신성을 확인한 나는 어제 할배에게 배웠던 대로 자세를 취했다.

   

   할배가 이야기하길 전력을 다해 무언가를 내지를 때는 단순히 한 부위의 힘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고 그랬다.

   

   전력을 다한 공격이라는 것은 온 몸의 힘을 담아 내지르는 것.

   

   발걸음에서 시작해 허리를 타고 올라온 힘을 팔에 담아 마지막에 폭발 시키는 것.

   

   이제는 몸에 익어버린 조언을 따라 훈련용 허수아비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자 내 주먹이 닿은 부분부터 시작해 훈련용 허수아비에 균열이 생겨나더니 이내 허수아비가 박살이 나서 바닥에 널부러졌다.

   

   그것이 방금 전까지 서있었다는 것을 증빙하는 건 바닥에 박혀 있는 허수아비의 심지뿐이었다.

   

   <정신 세계에서 수련한 것이 확실히 현실에도 적용이 되는 구나.>

   ‘그렇네요.’

   

   이전에도 훈련용 허수아비를 박살낸 적은 몇 번인가 있었다.

   

   내가 전력을 다해 내지르는 메이스의 위력은 철을 가볍게 우그러트릴 정도니까.

   

   그렇지만 주먹으로, 그것도 단 일격으로 허수아비를 박살낸 적은 처음이었다.

   

   이게 신성박투술.

   

   엄청난 위력이네.

   

   <의욕이 좀 나느냐?>

   ‘네!’

   

   의욕이 나냐고? 할배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 거야?

   

   이제 막 시작을 했을 뿐인데 이만한 위력을 뽑아낸 거잖아. 의욕이 안 날 리가 있나!

   

   물론 아직은 이걸 실전에 써먹지는 못 할 것 같다. 한 번의 일격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신성의 소모가 너무 컸다.

   

   아르마디의 사도로써 꽤 많은 신성을 지니고 있는 나지만 이 한 번의 공격을 위해 내가 지닌 신성 중의 반을 넘게 사용해야 했으니.

   

   확실히 이럴 땐 연습모드가 효율적이네. 거기에선 신성의 고갈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래도 아직은 갈 길이 멀구나. 세부적인 조절이 전혀 안 되어 무작정 필살의 일격밖에 내지를 수 없다니.>

   ‘연습해야죠. 뭐.’

   

   어차피 이제 매일 밤마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굴러야 하잖아요? 죽어라 수련하다 보면 언젠가는 익숙해지겠죠.

   

   “아가씨! 정말 대단하십니다!”

   

   주먹을 내지르는 데 쓴 것이 많았던지라 지친 몸을 회복하고 있으려니 뒤편에서 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빠여우마냥 스토커 짓을 한 건 아니었고 애초부터 내가 뒤편에 대기를 시켜 둔 것이었다.

   

   후에 대련을 하기 위해서.

   

   칼이 상대라면 나도 별 부담 없이 전력을 다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지금 아카데미의 1학년 중 1:1 대련에서 내가 전력을 다했을 때 맞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프레이가 상대라면 나도 어느 정도 힘을 낼 수 있지만 그런 프레이도 나보다 하나나 둘 정도는 아래니까. 이를 악물고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허나 칼은 다르다. 이 녀석은 여전히 나보다 훨씬 강한 상대니 말이다.

   

   칼이 강하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그 때에도 난 대놓고 봐주는 이 녀석에게 한 방조차 먹이지 못했으니까.

   

   근데 있잖아. 처음 빙의를 했을 무렵이랑 비교하면 난 지금 어마어마하게 강해졌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칼을 따라잡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실력을 기르면 기를수록.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칼이 얼마나 경악스러운 괴물인지를 알게 되어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런 녀석이 알른 가문에서는 평기사 나부랭이일 뿐이라니. 알른 가문의 기사단은 진짜 말도 안 되는 마경이라니까.

   

   할배가 여긴 대체 뭐 하는 곳이냐고 경악했던 게 이해가 돼.

   

   교수들이 내 무위를 보며 역시 알른 가문의 핏줄이라 그러는 것도 이해가 되고.

   

   “이렇게 아가씨와 대련을 하는 것도 오랜만이군요.”

   

   칼은 예전부터 애용하던 목검을 들고서 내 앞에 섰다.

   

   그는 방어구 하나 걸치지 않은 천 옷차림이었지만 그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실력 있는 기사인 저 녀석은 자신의 마력으로 자기 몸을 지키는 법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내가 지금 전력으로 메이스를 휘둘러도 저 녀석에게 상처를 내진 못할 걸.

   

   아니지. 신성박투술까지 활용해서 내지른다면 조금 다르려나.

   

   “소모하신 게 큰 것 같은데 더 휴식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까?”

   “허접견♡ 개새끼주제에 주인 걱정을 하는 거야?♡ 꺄핫♡ 정성이 갸륵하네♡ 턱이라도 쓰다듬어 줄까?♡ 역겨운 허접견?♡”

   

   나는 대련을 시작하기 전부터 칼을 도발했다. 전력을 다한다는 의미는 이런 것이었다.

   

   아직까지 나는 칼에 비해 압도적인 약자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릴 처지가 못 되거든.

   

   “꼭 받고 싶은 보상입니다만 그는 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

   

   허나 도발의 강도에 비해 들어오는 버프의 양은 크지 않았다. 내 도발에도 불구하고 칼이 자신의 감정을 다잡은 것이다.

   

   매일 같이 내 옆에서 여러 소리들을 듣다 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진 거겠지.

   

   예상범주 내의 일이었기에 난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어차피 머잖아 칼이 이성을 잃게 되리라는 걸 알았으니까.

   

   드워프가 만든 방패를 왼 손에 들고, 할배를 오른 손에 든다.

   

   심호흡을 한 후에 마음속으로 여러 신성마법을 외운다.

   

   신체의 능력을 올려 주는 것. 활력을 높여주는 것. 운을 높여 주는 것.

   

   무엇이 되었든 간에 지금 내게 이로운 것이라면 모든 마법을 사용했다.

   

   그런 후에 남은 신성을 몸 전체에 돌렸다.

   

   마력으로 신체를 강화하듯 신성으로 신체능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아직은 서투른 부분이 너무도 많아 효율적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상관없다.

   

   지금 내 목표는 효율이고 나발이고 오롯이 하나.

   

   칼에게 한 방을 먹이는 거니까.

   

   “준비는 끝나셨습니까?”

   “그러는 허접견은?♡ 주인님한테 쳐발리고 질질 짤 준비는 해뒀어?♡”

   “아뇨. 죄송하지만 아직은 아가씨께 패할 생각은 없기에.”

   

   칼은 겉으로 여유로운 체 하지만 이번 도발은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간 게 분명했다.

   

   방금 전과는 다르게 버프가 들어오는 게 절로 체감이 됐으니까.

   

   이걸로 사전작업은 대충 끝났고.

   

   <어디 한 번 해보자꾸나.>

   “시작할까? 허접견?♡”

   “언제든 오시죠.”

   

   일순 숨을 멈추고 발을 내딛었다.

   

   칼과 나의 거리는 좁았다.

   

   내 짧은 다리로도 한걸음이면 달라붙을 수 있을 정도로.

   

   허나 칼은 순순히 내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는 검의 거리를 유지하지 위해 일부러 내 방패를 후려쳤다.

   

   덕분에 내 첫 돌진은 완벽히 무력화 되었다.

   

   제기랄. 빨라.

   

   아직 내게 지고 싶지 않았다는 말은 진심이었구나! 이 허접견!

   

   예전에 대련을 할 때랑 검의 속도부터가 다르잖아!

   

   몰아치는 검을 받아내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자기 주인 상대로 이기고 싶어서 필사적이네? 완전 더러워♡ 추해♡ 치졸한 개허접♡”

   “하하! 지는 것보다야 추한 게 낫죠!”

   

   처음에 신성박투술을 쓰는 걸 보고 약간 긴장한 건가?!

   

   이럴 줄 알았으면 신성박투술을 시험해보는 게 아니었는데!

   

   칼이 몰아치는 검격의 사이로 발걸음을 내딛기란 지극히 까다로운 일이었다.

   

   더 큰 문제는 저 녀석이 짜증나게 거리 유지를 한다는 점이었다.

   

   내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면 뒤로 물러서고!

   

   거리를 벌려서 틈을 보려고 그러면 날 추적하고!

   

   대련 더럽게 하네 진짜!

   

   <침착해라. 여아야.>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상대가 거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결국 항상 공격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소리이니.>

   

   할배는 말했다. 방패의 뒤에 숨어 가만 상대의 공격을 바라보라고.

   

   말이 쉽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난 할배가 시키는 대로 했다.

   

   어제 밤 동안 할배에 의해 구르며 할배의 대단함을 몸으로 느꼈던 나니까.

   

   할배가 조언하는 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 거란 생각이 뒤따랐다.

   

   “언제까지 지켜만 보실 생각이십니까. 아가씨?”

   “멍청한 허접견♡ 놀아주는 거잖아♡ 그것도 모르는 거야?♡ 지능까지 개랑 바꿨나 보네♡”

   

   과거 대련을 할 때보다 훨씬 더 빨라진 검은 처음엔 눈으로 따라잡기 버거웠지만 그 횟수가 늘어감에 따라 서서히 눈에 익었다.

   

   처음 칼의 검을 막을 때에는 오롯이 철벽 스킬의 감각에 의존해서 방패를 움직였지만 적응이 되어 감에 따라 그 사이 사이에 내 판단이 섞였다.

   

   오랜 기간 방패를 움직이며 얻은 감각. 거기에 더해 드높은 방패 숙련도. 마지막으로 철벽의 조언.

   

   이 세 가지가 완벽하게 융화된 순간.

   

   “흠?”

   

   처음으로 패링이 발동됐다.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그 위력이 급감함에 따라 칼의 검이 튕겨나갔고 내게 여유가 생겨났다.

   

   허나 그 여유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

   

   수많은 실전을 경험한 칼은 빠른 속도로 변수에 대처했으니까.

   

   칼은 내가 한걸음을 앞으로 내딛자마자 세 번의 검격이 몰아쳐 나를 뒤로 몰아냈다.

   

   빡세네 진짜!

   

   기사라는 녀석이 자기 주인을 이기기 위해서 이렇게 필사적이어도 되는 거야?!

   

   상황 보고 눈치 보고 적당히 져줄 줄도 알아야지! 그게 사회생활이라는 거잖아!

   

   물론 나도 네 입장이었으면 이를 악물었을 거야.

   

   루시한테 졌을 때 어떤 소리를 들을지 짐작이 안 가니까.

   

   그렇지만 칼 너는 매도당하고 개 취급당하는 거 좋아하잖아!

   

   그러니까 순순히 물러서라고!

   

   대치가 이어짐에 따라 패링이 성공하는 횟수가 서서히 늘어났다.

   

   연격 사이에 우연히 한 번 패링이 성공하는 수준에서,

   

   심심찮게 검이 튕겨나서 칼을 당혹스럽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가,

   

   이윽고 마지막에는 내가 의도를 하고 패링 타이밍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 정도로 잘난 체를 한 거야?♡ 작고 귀여운 여자애가 든 방패도 못 뚫는 약골♡ 허접 검술♡ 좆밥 기사♡”

   

   물론 그 사이사이에 도발을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게임에선 분노라는 상태이상이 별 것 아니었지만 현실에선 다르다고! 강제로 상대방에게 냉정을 빼앗을 수 있다는 건 어마어마한 이점이거든!

   

   칼이 열이 받음에 따라 점차 공격의 강도가 거세진다는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야 메스가키 스킬의 버프 정도면 완화할 수 있지!

   

   <슬슬 반격을 시도해 볼 때가 된 것 같구나.>

   

   칼에 의한 일방적인 공세가 어느새 서로 간의 치열한 공방으로 바뀌었을 무렵 할배가 목소리를 냈다.

   

   ‘이빨을 드러낼 차례라 그거죠?’

   <생각해 둔 바가 있느냐?>

   ‘당연하죠!’

   

   칼 저 녀석이 평소보다 진심을 담아서 휘두르는 목검을 막아내는 동안에 제가 고민하던 건 하나였다고요!

   

   어떻게 하면 잔뜩 화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체를 하고 있는 저 허접에게 한방을 먹일까 하는 거!

   

   <흐음. 좋다. 그럼 어디 한 번 해보거라.>

   ‘네!’

   

   잘 보세요. 할배!

   

   당신이 가르친 여자애가 허접의 얼굴에 메이스를 박아 넣는 걸!

   

 

 

       
   


           


Mesu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u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sagaki Tank Enters the Academy, Messaggi tanks are not properly educated., Mesugaki tanks are not properly educated., 메스가키 탱커는 참교육 당하지 않는다.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You sloppy orc~ You can’t take down a girl?” He became the Mesugaki character in the Academy game. But the taunt works too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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