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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

[정보)실리아의 무력 등급을 알아보자]

갓-겜 실리아 온라인을 처음 시작한 당신.

한적한 마을에 떨어진 당신은 목(木)급 용병이라는 신분을 받게 된다.

여기서 호기심 있는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목급 용병은 얼마나 높은 등급이지?

먼저, 용병의 등급은 총 여섯 단계로 나뉜다.

목급(Wood)

동급(Bronze) *외국에서는 브론즈라고 부른다

은급(Silver)

금급(Gold)

백금급(Platinum)

로드(Lord)

판타지 소설 좀 봤거나 경쟁 겜 좀 해 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익숙할 것이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받는 목급 용병 신분 용병 길드의 최하위 등급이다.

용병 길드에 등록만 해놓은 수준이라 다른 등급과 다르게 신분을 증명할 ‘용병패’도 주지 않는다.

실제로 게임을 하다 보면 만나는 목급 용병 NPC들은 대부분 동네 양아치A 정도의 무력인 걸 볼 수 있다.

여기서 잠깐.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뭔가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목급은 뉴비니까 그럴 수 있다 치고 광물이 아닌 등급이 하나 있는데요?

그 이유는 로드가 다른 등급들과 궤를 달리하기 때문인데, 이 이유는 이따가 설명하기로 하겠다.

지금 플레이어 중 가장 레벨이 높은 사람은 59레벨으로 금급 용병패를 갖고 있는데, 그렇다면 금급 용병은 실리아 세계에서 얼마나 강한 걸까.

여기서 다른 등급이 등장한다.

노비스 Novice

비기너 Beginner

엑스퍼트 Expert

마스터 Master

초월 Demigod

슬슬 머리가 복잡해질 테니 이제부턴 좀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노비스는 마나를 사용할 줄 모르는 일반인.

비기너는 이제 막 마나를 다루기 시작한 단계.

엑스퍼트는 마나를 능숙하게 다루는 단계.

마스터는 마나와 무기에 통달한 단계.

초월은 인간을 완전히 초월한 단계.

그리고 금급 용병은 엑스퍼트에 해당한다.

고작 엑스퍼트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실리아 세계 사람들은 마스터의 벽을 넘지 못하니 절대 낮은 경지가 아니다.

참고로 노비스부터 시작하는 다른 직업들과 다르게 마법사처럼 마나를 다루는 직업은 비기너부터 시작하는데, 이는 마나를 다룰 줄 알아야 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벨이 같다고 해도 숙련도나 스킬, 피지컬에 따라 강함이 나뉘는 것처럼 같은 등급이라고 해도 무력은 천차만별이니 혹여 엑스퍼트 NPC를 이겼다고 해도 다른 NPC와 싸우게 되면 만만하게 보지 말고 신중하게 상대하자.

아까 설명을 생략했던 로드와 초월은 사실상 같은 등급인데, 아마 웬만한 사람은 들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초월(데미갓)이라는 거창한 이름답게 전설에나 나오는 경지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로 아르카 제국을 건국한 초대 황제, 아르카가 바로 이 경지였을 거라는 소문이 있다.

(중략)

오늘은 이렇게 무력 등급을 알아봤다.

레벨이 높을수록 렙업이 힘들어지는 RPG의 특성상 엑스퍼트 구간이 상당히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엑스퍼트라고 같은 엑스퍼트가 아니니까 열심히 갈고닦아서 더 강해질 수 있게 노력하도록 하자.

다음 글에서는 실리아 세계의 몬스터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도움이 됐으면 추천 좀.

[댓글]

-정보추

-엄근진하다가 마지막에 팍 깨지네ㅋㅋㅋ

-웬만한 난다 긴다 하는 NPC들도 엑스퍼트던데 마스터는 얼마나 센 거냐;

* * *

“파인 님!”

저니가 아직 뾰족한 수를 떠올리지 못했을 때, 누군가가 막사 안으로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전형적인 사제 복장을 한 여자였다.

막사의 입구를 거칠게 열고 들어온 여자는 저니를 보고 잠시 흠칫했다.

“아, 안녕하세요. 레모니라고 해요…. 파인 님 공대에서 뛰고 있어요.”

“처음 뵙겠습니다, 스트리머 저니예요.”

“무슨 일이에요 레모니 님?”

“아!”

저니와 어색하게 인사하던 레모니가 파인의 말에 막사에 급히 뛰어 들어온 이유를 떠올렸다.

“방랑자 길드에서 대화를 요청했어요!”

“네? 방랑자 길드도 참여했어요?”

저니가 화들짝 놀라 물었다.

방랑자 길드는 명확한 목적이 있는 길드가 아니다.

남들보다 강해져서 권력을 누리겠다는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옹기종기 모여서 망치나 두드리겠다는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길드라는 소속이 필요한데, 다른 길드들은 가입 조건이 너무 많다. 그런 사람들이 가입하는 곳이 방랑자 길드였다.

그렇기 때문에 길드 인원수는 많지만, 그들이 단체 활동을 하는 일은 지금껏 없었다.

“길드 이름으로 참여한 건 아니지만요. 아마 전쟁에 참여한 길드원이 많아져서 길마가 나선 게 아닐까 싶네요.”

“그래도 신기하네요…. 렙업에 미친 사람이 이런 데에 온 걸 보면 상황이 어지간히 심각하긴 한가 봐요.”

“응하실 거예요?”

잠시 고민하던 파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말은 들어볼 수 있는 거니까요. 저니 님이 있는데 설마 기습이라도 하겠어요?”

“네? 제가 왜요?”

“대기업이잖아요. 저니 님 말 한마디면 피시식의 판도가 바뀐다는 말도 있던데. 소문에 따르면 저니 님 눈 밖에 나서 방송을 접은 스트리머가 한둘이 아니라고….”

“아니, 여기서 갑자기 음해한다고요?!”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어쩐지 요즘 스트리머가 줄었다 했더니…

-피시식의 실세 ㄷㄷ

-제발 제가 보는 스트리머는 살려주세요

“헉, 맞다 비밀이었죠. 제발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아니라고요!”

저니는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버럭 성을 냈다.

그래도 진심으로 말한 것을 알기 때문에 금방 진정한 그녀였다.

“근데 파인 님이 카나단 대표예요?”

“저희 공대가 제일 먼저 나서서 싸웠더니 그렇게 됐네요. 나름 유명세도 있고요.”

“저는 진짜 파인 님이 저쪽에 붙을 줄 알았는데….”

“아까도 말했지만 저쪽이 먼저 물고 늘어졌는데 어쩌겠어요? 뭐, 그게 아니더라도 저쪽에 붙진 않았겠지만요.”

저니 님을 응원했으니까요.

파인이 부드럽게 웃었다.

“저를 응원했다고요?”

“저니 님이 묘지기랑 꽁냥거리는 게 왠지 고양이를 길들이는 느낌이 들어서 몰입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꽁냥…이었나…? 근데 그렇게 많이 당해놓고 그런 느낌이 들어요? 저라면 치가 떨릴 거 같은데.”

“호랑이도 일단은 고양잇과잖아요.”

“이게 그 스톡홀름 증후군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레모니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젓는 걸 보면 그녀는 파인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했다.

“기다리고 있을 테니 빨리 가죠. 더 늦으면 렙업할 시간이 줄었다고 엄청 화낼 테니.”

“에이 설마…가 아니라,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긴 하네요.”

방랑자 길드의 길마를 떠올린 저니가 파인의 말에 동의했다.

방송을 켜놓고 아무 말도 없이 하루 종일 사냥만 한 전적이 있는 사람이라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였다.

막사 밖으로 나가자 아까보다 진정된 분위기가 그들을 반겼다.

여전히 곳곳에서 싸움이 일어나곤 있었지만 아까처럼 격하게 무기를 맞부딪치고 있지는 않았다.

그들이 전장의 정중앙에 도착하자 미리 와 있던 여성 하나가 얼굴을 찌푸리고 말했다.

“빨리빨리 좀 올 것이지. 시간은 금이라는 것도 몰라?”

“너는 어떻게 예상을 틀리질 않냐.”

“한결같다는 뜻으로 받아들일게.”

방랑자 길드의 마스터 또한 그들처럼 방송을 업으로 삼은 스트리머였다.

저니나 파인만큼 덩치가 크진 않지만, 고정 시청자 수가 꽤 많은.

저니가 알기로, 그녀를 좋아해서 길드에 가입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웬일로 사냥에 미쳐 사는 우리 유키 씨가 귀한 몸을 이끌고 행차하셨대?”

“PVP고 전쟁이고, 그냥 재미로 즐기면 상관없는데 지금은 너무 과열됐어.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마구잡이로 PK 한다고 계속 항의가 오잖아. 아무리 나라고 해도 민심을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순 없다고.”

“민심을 신경 쓰는 사람이 24시간 무소통 사냥 방송을 하냐?”

“사냥이 아니라 내 한계에 도전하는 거였어. 끝없이 몰려오는 적을 상대로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솔직히 말해봐. 너 NPC지.”

“실례야.”

유키가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PK를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왜 나한테 따지는지 모르겠는데, 사냥하는데 자꾸 귀찮게 하잖아.”

“진짜 너답다….”

말 몇 마디 섞은 게 다인 저니와 다르게 유키와 친분이 있었던 파인은 그녀에게 계속 깐족거렸다.

유키가 땅에 꽂았던 검을 꺼내 드니 그제서야 그는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데?”

“룰을 정하자.”

유키가 검으로 땅을 주욱 그었다.

“귀찮지도 않나. 죽으면 다시 오고, 또 죽으면 또 오고….”

계속 부활한다고 해도 사람의 흥미는 영원하지 않으니 언젠가 끝이 날 테지만, 그전까지는 무의미한 소모전의 반복이다.

“잠시 휴전해서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싸우는 거야. 죽으면 그대로 아웃. 최종적으로 아무도 남지 않은 쪽이 패배인 거로.”

“데스 매치를 하자는 거구나. 실제 전쟁처럼.”

“그럼 이렇게 싸우는 게 재밌어? 살 떨리는 긴장감도 없는 싸움이?”

“너는 진짜….”

파인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승부가 갈리면?”

“패배한 쪽은 승리한 쪽에 전적으로 협력하는 거로. 이미 우리 쪽은 합의 끝났어. 말 안 듣는 놈 있으면 우리도 도울게. 대신 너희도 똑같이 해.”

“그 정도라면 뭐….”

“자, 잠깐만요. 그럼 저희가 패배하면 저렇게 길 막고 있는 걸 묵과하라는 거예요?”

“그게 뭐가 문제예요? 원래 패배하면 아무것도 없는 게 정상 아닌가요? 게다가 다른 게임처럼 과금으로 올린 스펙으로 찍어 누르는 것도 아니고 실력으로 패배한 건데.”

“아니, 그렇다 해도….”

“그리고 지금까지 충분히 편의 봐줬잖아요. 솔직히, 이 정도로 과열되지 않았으면 끼어들 생각도 없었어요. RPG에서 자기들 마음대로 한다는 게 죄도 아니고 막을 이유가 있나요? 금지하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조목조목 따지는 유키로 인해 저니가 말을 잃었다.

딱히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막는 것 또한 마음대로 하는 거니까 그럴 수 있죠. 근데 막으려면 힘이 있어야죠. 아니면 아예 승부조차 안 될 정도로 많은 사람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든가. 힘도 없으면서 자기 말을 안 들어준다고 뭐라 하면 어린애가 떼쓰는 것밖에 더 되나요?”

“야, 야. 말 좀….”

“틀린 말도 아닌데 뭐. ”

저니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많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도 유키는 당당했다.

오히려 옆에 있던 파인이 눈치를 슬슬 살폈다.

파인은 목소리를 낮춰 소곤거렸다.

“차라리 잘 됐어요 저니 님. 숫자만 놓고 보면 저희 쪽이 앞서니까 오히려 소모전을 하는 것보다 이 편이 나아요.”

“후… 알았어요.”

파인의 설득에 저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결국 여기는 자유로운 실리아 온라인 아닌가.

다른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혼자서 씩씩거려 봤자 아무 의미 없다.

설득을 해서 마음을 돌려놓든, 비판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든.

씩씩거릴 시간에 할 수 있는 걸 찾는 게 맞겠지.

“그렇게 할-”

“누구 마음대로 너희끼리 합의를 해?”

저벅.

그때, 누군가가 유키가 그어놓은 선을 밟으며 다가왔다.

기분 나쁜 웃음을 짓고 있는 남자.

저니는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유키를 봤지만, 유키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힘이 있으면 마음대로 해도 된다. 맞는 말이야.”

철컹 철컹.

남자의 목소리 뒤로 육중한 소리가 따라붙었다.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는 은빛 갑옷을 입은 기사들.

못해도 백은 되어 보이는 갑옷들의 행렬에 전장이 조용하게 가라앉았다.

그들의 어깨에 그려진 검은색 태양 문양.

그것을 본 저니가 눈을 커다랗게 떴다.

“제국…!”


           


I Became a Raid Boss

I Became a Raid Boss

레이드 보스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One day, when I came to my senses, I found myself reincarnated in another world. After enduring a rough life post-reincarnation, I thought I could finally settle down, quietly tending to a flower garden in the mountains… …But something feels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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