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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14

내가 외신이 되었던 여파로 간이 미니 사신 정원이 되어버린 공간.

나는 유령 사신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원래 날아다니던 아이라 그런 걸까, 유령 사신은 완전히 풍선처럼 변해버렸다.

손으로 만져보니 탱탱한 풍선 공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날아라!’

나는 유령 사신을 하늘로 던졌다.

그리고 떨어지는 것을 주먹으로 튕겨 올렸다.

‘으앙!’

유령 사신의 애처로운 의지가 울려 퍼졌다.

댖지가 되어 마음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지, 배구공처럼 내 주먹 위를 통통 튕겨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유령 사신과 놀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죽어버린 외신 나비의 토막 난 시체와 바닥에 깔린 미니 사신 정원이 황금색 불꽃으로 변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막대한 장작으로 변해 내 몸속으로 흘러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외신 나비가 죽어서 생기는 현상처럼 보였다.

‘장작?’

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외신을 죽여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경우는 없었는데, 정말 신기했다.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내 발목을 콕콕 찔렀다.

고개를 돌려보니 검은 후드 사신이 있었다.

검은 후드 사신의 눈에는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엄마!’

숨기려고 한 것 같았지만, 검은 후드 사신의 의지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내가 바라보자, 검은 후드 사신은 자기 망토에 매달린 구슬을 나를 향해 내밀었다.

나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 구슬을 바라보았다.

은은한 빛을 뿜는 유리구슬 같았지만, 너무 흠이 많아 구슬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너덜너덜했다.

선물로 준다는 걸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두근두근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검은 후드 사신의 손에서 구슬을 받아서 들었다.

‘!’

그리고 내가 구슬을 받아 드는 순간, 구슬에 서린 의지가 내 몸속으로 흘러들었다.

그리움과 희망, 그리고 아쉬움.

나는 언어가 되지 못한 그 강렬한 의지에서, 구슬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말았다.

그저 너덜너덜한 구슬이 아니었다.

육신과 장작을 모두 태워 무언가를 이루려 했던 미니 사신의 흔적이었다.

‘열심히 했구나.’

나는 구슬을 향해 그렇게 의지를 보내며, 장작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화르륵.

마치 잘 타는 나무처럼, 구슬 위로 황금색 불꽃이 붙었다.

그 불꽃은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갔고, 순식간에 검은 사신의 모습으로 변했다.

‘선배!’

검은 후드 사신이 기쁨이 가득한 의지를 흘렸다.

그리고 정말 반가운 표정으로 새로 나타난 검은 사신에게 달려들었다.

‘선배’라고 불린 검은 사신은 갑자기 되살아나서 어리둥절할 텐데, 작게 미소 지으며 검은 후드 사신을 마주 안아주었다.

나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애틋하게 끌어안고 있는 두 검은 사신을 바라보며 조금 어리둥절했다.

도대체 어떤 경험을 했길래, 한 달 남짓한 실종 기간 동안 저렇게 친밀해질 수 있었던 걸까?

분위기만 보면 적어도 몇 년은 같이 전장을 같이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유령 사신은 여전히 내 주변을 맴돌며 ‘으앙!’ 하고 있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저 배경음악에 불과했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검은 사신 둘의 재회를 물끄러미 구경하고 있었다.

***

재회의 순간이 끝나자, 선배 검은 사신은 마침내 나를 제대로 보게 되었다.

선배 검은 사신의 표정이 순식간에 ‘헉!’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그 모습이 정말 그림으로 그린 듯한 놀란 표정이라서 조금 웃음이 나왔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 상태가 되어버린 검은 사신을 부활시킬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었을 텐데.

아마도 검은 후드 사신과의 재회에 정신이 팔려 미처 생각이 미치지 않은 듯했다.

한동안 얼어붙어 있던 선배 검은 사신은 마침내 움직였다.

그리고 정말 보고 싶었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달려와, 발목을 꼭 끌어안았다.

‘엄마다!’

‘진짜 엄마야!’

보통 다른 미니 사신이었다면 바로 발을 흔들어 떼어냈을 텐데, 이번엔 달랐다.

느껴지는 감정이 너무나 강렬해서 특별히 내버려 두기로 했다.

나는 그대로 쪼그려 앉아 달라붙은 검은 사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톡톡 두들겨 주었다.

그러자 더욱 나를 만났다는 실감이 나는지, 웃으면서 얼굴을 내 발목에 대고 마구 문질렀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나는 검은 후드 사신과 선배 검은 사신을 어깨 위에 얹었다.

‘엄마! 잠든 검은 사신 아직도 많아!’

그때, 검은 후드 사신이 내 볼을 콕콕 찌르더니, 검은 사신이 더 있다고 알려주었다.

뚜방뚜방.

검은 후드 사신의 안내를 따라 황량한 대지를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동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크기는 마치 검은 거인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어둑어둑한 동굴 속으로 발을 내딛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천장에는 밤하늘 같은 별빛이 반짝이고, 바닥에는 빛 하나 없는 잔잔한 호수가 그 별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곧 이 아름다운 광경의 진실을 깨달았다.

천장의 별도, 어두운 밤 호수도, 전부 검은 사신이었던 것이다.

와, 엄청 많네.

이 정도면 황금 사신 대회의가 검은 사신 대회의로 바뀔지도 모르겠어.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장작을 동굴 내부로 퍼트렸다.

순간 어둠에 잠긴 동굴이 황금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변화는 검게 녹아내린 액체부터 시작됐다.

표면 위로 황금색 장작의 불길이 번지자, 검은 액체 위로 불쑥불쑥 머리가 솟아올랐다.

‘엄마?’

‘엄마가 드디어 왔어!’

‘엄마다!’

‘엄마, 보고 싶었어.’

그리고 나를 발견한 검은 사신들이 해일처럼 밀려들기 시작했다.

천장으로 번져나간 불꽃은 천장을 불태워, 밤하늘을 낮으로 바꿔버렸다.

반짝이던 별들은 검은 사신으로 변해 마구 튀어나와, 소나기처럼 황금색으로 타오르는 대지 위로 떨어져 내렸다.

으악.

나는 그렇게 검은 사신 해일과 폭우에 휩쓸려, 순식간에 검은 사신 고치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검은 사신들이 흘리는 기쁨과 그리움, 그리고 안도감이 물결처럼 나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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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 사신 정원 깊숙한 곳.

젤리 밀림의 끝자락, 그곳에서 시작되는 끝없는 핫초코 바다.

이 두 세계가 만나는 경계에 자리 잡은 한 탐험가 황금 사신이 있었다.

탐험을 좋아하는 황금 사신 중에서도 유독 탐험을 좋아해서, 아직도 새로운 땅을 찾아다니는 황금 사신이었다.

황금 사신은 늘 그랬듯이, 오늘도 젤리 나무에 기대어 앉아 그늘을 만끽하는 중이었다.

황금빛 눈은 끊임없이 수평선을 향했고, 마음속은 언젠가 나타날 새로운 땅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젤리 나무의 과일 향과 핫초코 바다에서 올라오는 달콤한 향기가 그런 황금 사신을 감싸 안았다.

계속된 기다림이 지루할 법도 했지만, 황금 사신은 기다리는 것조차도 재미있는지 고개를 천천히 흔들면서 즐거운 의지를 내뿜었다.

그 의지로 만들어진 흥얼거림은 엄마가 빨리 새로운 땅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내용의 노래처럼 들렸다.

그 순간, 황금 사신의 노래가 끝나기도 전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

황금 사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핫초코 바다의 수면이 요동치더니, 마치 거대한 괴물이 깨어나는 것처럼 서서히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핫초코 물결 사이로 황토색 대지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 진짜 새로운 땅?’

황금 사신은 믿기지 않는 듯이 눈을 비비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

착각이 아니었다.

황금 사신의 눈앞에서 새로운 땅이 태어나고 있었다.

탐험가 황금 사신은 보지 못한, 외신 나비가 있었던 차원을 한없이 닮은 캐러멜 대협곡이었다.

황톳빛으로 번들거리는 표면, 그리고 그 위를 날아다니는 수많은 투명한 생명체들.

‘새로운 땅!’

황금 사신의 눈이 반짝였다.

황금 사신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투명하고 신비로운 모습의 간식 나비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그들의 날갯짓에 반사된 빛이 협곡 전체를 반짝이게 만들었다.

황금 사신은 미니 사신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이 본 새로운 땅의 등장을 알렸다.

‘새로운 땅이 생겼어!’

‘날아다니는 간식!’

‘나비 모양이야!’

‘황토색!’

‘신기해!’

그러자 미니 사신 네트워크에 상주하는 황금 사신들의 열렬한 반응이 돌아왔다.

‘탐험!’

‘엄마가 모르는 간식!’

‘전설의 간식이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탐험가 황금 사신은 네트워크에 더 이상 답을 하지 않았다.

황금 사신의 마음은 이미 이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황금 사신은 히히 웃으며, 최초로 캐러멜 대협곡에 발을 내디뎠다.

황토색 캐러멜 위로 조그마한 발바닥이 콩하고 찍혔다.

작은 발자국이었지만, 캐러멜 협곡 최초의 발자국이기도 했다.

만약 황금 사신에게 역사서가 있다면, 기록될 만한 대업적이었다.

‘출발!’

황금 사신은 날아다니는 간식과 거대한 협곡이 기다리는 새로운 모험의 장을 향해 뚜방뚜방 걸어 나갔다.


           


Seoul Object Story

Seoul Object Story

서울 오브젝트 이야기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Humans, once the masters of Earth, were losing their place to the inexplicable phenomena known as Objects. And this is a story about becoming an Object and living worry-free in the Seoul of such a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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